
블랙홀이라는 용어는 1969년 미국인 과학자 존 휠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블랙홀은 중성자별이 되지 못한 항성이 진화의 최종단계에서 폭발 후 수축하여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강력한 밀도와 중력으로 전자기 복사, 빛을 포함한 그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 영역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은 충분히 밀집된 질량이 시공을 뒤틀어 블랙홀을 형성할 수 있음을 예측한다. 블랙홀로부터의 탈출이 불가능해지는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한다. 어떤 물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경우, 그 물체에는 파멸적 영향이 가해지겠지만, 바깥 관찰자에게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 그 경계에 영원히 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블랙홀은 빛을 반사하지 않기에 이상적 흑체처럼 행동한다. 또한 휘어진 시공간의 양자장론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의 질량에 반비례하는 온도를 가진 흑체 같은 스펙트럼의 열복사를 방출하며, 이를 호킹 복사라고 한다. 항성질량 급 블랙홀의 경우 이 온도가 수십억분의 1켈빈 수준이기에 그 열복사를 관측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중력장이 너무 강해서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천체의 개념은 18세기에 존 미첼과 피에르시몽 드 라플라스 후작이 처음 생각해 냈으며, 블랙홀로 특징지어지는 일반 상대론 최초의 근대적 해는 1916년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발견했다. 다만 아무것도 탈출할 수 없는 공간상의 영역이라는 해석은 1958년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의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블랙홀은 오랫동안 수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1960년대에는 블랙홀이 일반 상대론에서 유도됨을 증명하는 이론적 연구들이 행해졌다. 중성자별의 발견은 중력 붕괴한 밀집성이 천체물리학적 실체로서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항성질량 급 블랙홀은 매우 질량이 큰 항성들이 수명이 다했을 때 붕괴하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블랙홀은 형성된 뒤에도 주위의 질량을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다. 다른 항성을 흡수하거나 블랙홀들끼리 융합하면서 수백만 M☉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이 과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블랙홀의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블랙홀이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통해 그 성질을 알아낼 수 있다. 블랙홀 위로 낙하한 물질은 강착원반을 형성하고, 원반은 마찰열로 인해 뜨거워져 열복사로 빛난다.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인 퀘이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위를 공전하는 다른 항성이 있을 경우, 그 궤도를 통해 블랙홀의 질량과 위치를 비정할 수 있다. 이러한 관측을 통해 중성자별을 비롯한 다른 유사 천체들을 제외함으로써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후보들이 포함된 쌍성계를 셀 수 없이 많이 발견해 냈고, 우리은하 중심 방향에 존재하는 전파원 궁수자리 A*가 4백3십만 M☉의 초대질량 블랙홀임을 밝혔다.
2016년 2월 11일, LIGO 합동 연구진은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 융합하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감지함으로써 역사상 최초의 중력파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초의 중력파 관측이며 동시에 최초로 블랙홀 쌍성계 융합이 관측된 사례이기도 하다.
2019년 4월 10일, 대한민국에서도 정태현 등 10명의 연구진의 참여한 EHT(사건지평선망원경 처녀자리 A 은하에서 인류 최초로 찍은 블랙홀의 사진을 공개했다. 전파망원경의 파장을 작게 만들거나 망원경을 크게 만들어 해상도를 높여 촬영할 수 있었다. 1.3mm 수준의 작은 전파를 사용해 지구 전역에 흩어진 8대의 전파망원경들을 동시에 써 사실상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쓴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연구 결과 사진의 블랙홀은 블랙홀 뒤에서 온 빛이나 주변에서 발생한 빛이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감겨 형성된 고리 모양의 구조 안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간은 내부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해 형성되어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불린다.
블랙홀의 괴이한 성질들을 생각해 보면, 이런 기이한 천체가 과연 실존하는 것인지, 그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도출된 비정상적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심지어 아인슈타인 본인마저 붕괴하는 입자의 각운동량으로 인해 그 운동이 특정 반경에서 안정화될 것이기에 블랙홀은 존재할 수 없다는 잘못된 판단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반상대론 학계는 오랜 세월 동안 아인슈타인의 견해와 배치되는 결과들을 모두 평가절하하였다. 그러나 일부 소장파는 블랙홀이 물리적 천체로서 실재한다는 견해를 고수하였고, 1960년대 말엽이 되면 학계 대부분이 사건의 지평선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다는 데 동의하기에 이른다.
일단 사건의 지평선이 형성되면 그 안에 특이점이 만들어짐은 펜로즈에 의해 증명되었다. 그 직후 호킹은 대폭발이론에 대한 여러 우주론적 해가 스칼라장이나 다른 이상 물질이 없는 특이점을 가짐을 보였다. 블랙홀 열역학 법칙들은 블랙홀의 물리적 성질이 단순하고 이해할 수 있음을 밝혀냈으며, 이에 따라 블랙홀은 타당한 연구 주제로 대접받을 수 있게 되었다. 블랙홀은 주로 무거운 천체, 예컨대 항성의 중력붕괴에 의해 생겨나는 것으로 보이나, 그 밖에도 블랙홀을 탄생시킬 수 있는 기이한 과정들이 존재한다.
블랙홀은 일단 형성된 뒤에도 이후 질량을 추가로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다. 모든 블랙홀은 주위의 기체, 성간진, 그리고 우주 전체에 편재하는 우주배경복사를 지속해서 흡수한다. 초대질량 블랙홀이 성장하는 주된 과정이 이러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상성단에서 발견되는 중간 질량 블랙홀의 형성에 대해서도 유사한 과정이 추측된다.
블랙홀 성장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블랙홀이 항성 또는 다른 블랙홀과 융합할 경우가 있다. 블랙홀이 성장하기 위해 굳이 다른 천체와 융합할 필요는 없지만, 이 요소는 매우 중요하며, 여러 작은 천체들을 집어삼키면서 성장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특히 그러하다. 중간 질량 블랙홀 역시 같은 과정에 의한 성장 가능성이 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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